우리의 삶 전체가 다 그렇지만 특히 성서읽기에 있어서 열정이 없으면 아무 것도 유익할 수가 없습니다. 하나님의 열심이 "공평과 정의로 그 나라를 굳게 세울 것"과 "이것을 반드시 이루실 것"을 우리는 예언서에서 익히 알고 있습니다. 말씀이 가슴을 불지르는 예언자들의 이야기도 시편의 표현도 성서를 사랑하는 사람들은 다 잘 아는 말씀입니다.
누구보다도 하나님의 뜻을 이루기 위하여 온 열정을 불태우며 사신 예수 그리스도의 일생은 그야말로 절정의 구원 드라마입니다. 가난하고 억눌리고 연약하고 소외된 사람들에 대한 그 분의 사랑은 뜨거운 열정(passion)으로 나타났고, 이 열정은 마침내 고난 받는 이들의 고난을 함께하는 뜨거운 동정심, 애끓는 마음 곧 컴패션 (com-passion)으로 나타났습니다.
따라서 성서읽기는 이와 같은 예수의 열정과 애끓는 마음을 공유하는 데로 이어져야 합니다. 말씀에 대한 열정이 삶에 대한 컴패션으로 이어지는 것이 자연스런 순서입니다. 이런 순서가 깨지거나 왜곡되면, 아무리 성서읽기를 열심히 해도, 유익할 것이 없습니다. 아니, 오히려 무익할 뿐, 위선과 허위성에 빠질 위험만 커집니다.
"말씀이 사람이 되시어 우리 가운데 (초막치고) 사셨고" 고난을 함께 받고, 함께 나누기 위하여 우리의 수난사에 개입하신 예수를 따라 살기를 진정으로 원하는 사람은, 모름지기 하나님과 그리고 예수님과 같은 열정을 공유할 때, 성서읽기는 제대로 될 것입니다. 말씀에 대한 순수한 열정, 이것만이 중요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