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영진 목사님께, 누가복음서 1장에는 요한과 예수의 탄생 관련 기록이 있습니다. 세례자 요한이 어떻게 태어나게 되었는지(눅 1:5-25, 57-66), 예수의 탄생 배경이 어떠한지(눅 1:26-37)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런 기록 사이에, 임신 중이던 마리아가, “유대 산골에 있는 한 동네”, 자기보다 몇 개월 앞서 임신 중이던 엘리사벳을 방문하는 기록이 있습니다(눅 1:39). 물론 엘리사벳이 임신한 아이는 태어나서 “요한”이란 이름을 가지게 되었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눅 1:60-63). 제가 갑자기 궁금해 진 것은 마리아가 살던 곳은 “나사렛”이라고 성경에 언급되었습니다만 엘리사벳이 자가 남편 스가랴와 같이 살던 “유대 산골에 있는 한 동네”는 구체적으로 그 마을 이름이 어떻게 되는지, 그리고 두 마을 사이의 거리가 어떻게 되는가 하는 것입니다. 누가복음서에 기록된 대로, “39 그 무렵에, 마리아가 일어나, 서둘러 유대 산골에 있는 한 동네로 가서, 40 사가랴의 집에 들어가, 엘리사벳에게 문안하였다.”(새번역 눅 1:39-40)라고 한 것을 보면, 마치 이웃 마을 가듯한 인상을 받습니다만, 갈릴리 산간 지역 나사렛에서 유대 산골 마을까지의 여행이라면 상당한 거리가 있었을 것이고, 교통수단도 여의치 않아, 걸어서 갔다면 시일도 걸렸을 것이고, 두루두루 궁금합니다. 화순에서 정훈섭 목사 드림

정훈섭 목사님께

그러고 보니, 엘리사벳의 남편 사가랴는 제사장이면서도 예루살렘 성 안에서 살지 않았네요. 예루살렘 바깥 유대지방의 어느 마을이었다고만 적혀 있을 뿐 마을 이름도 성경에는 언급되어 있지 않고요. 제사장들이라고 다 예루살렘 안에 살았던 것 같지는 않습니다. 제사장들이었던 예레미야와 그의 아버지 힐기야의 경우는 베냐민 땅 아나돗 마을에서 살았습니다(렘 1:1) 1) .

이스라엘에서 가족과 함께 5년 동안 살면서도, 그리고 예루살렘에서 나사렛까지 자주 여행을 하면서도 정훈섭 목사님께서 제기하신 질문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네요. 특히 나 자신이 사가랴와 엘리사벳 내외가 살던 곳을 물어본 적이 없었던 것은 히브리대학교 대학병원인 <하다사 메디칼 센터>가 예루살렘 교외인 여기 아인케렘 Ein Kerem에 있고, 자주 드나들던 병원이고, 병원이 세워진 이 마을 아인케렘이 바로 마리아가 엘리사벳을 방문한 곳이라고 하여, 그리고 세례자 요한이 태어난 곳이라고 하여 이 두 역사적 사건을 기념하는 <방문교회 /Church of the Visitation>가 세워진 곳이어서, 성지순례를 오는 이들과 함께 자주 방문하던 곳이기도 하여서, 여기가 바로 누가복음서 기자가 말하는 “유대 산골에 있는 한 동네”였구나 하고 생각하고 있던 터였던 것 같습니다.

나사렛에 가면 <마리아수태고지교회 /Church of the Annunciation>가 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마리아는 처녀의 몸으로 수태고지를 받았고, 그의 친척 엘리사벳은 달거리가 끊긴 노년에 임신을 합니다. 둘 다 기적적인 사건입니다. 두 여인이 만납니다. 젊은 마리아사 솔선하여 엘리사벳을 방문합니다. 석 달쯤 함께 있다가 헤어집니다(눅 1:56).

나사렛에서 예루살렘까지는 경로에 따라 다릅니다만 120-150킬로미터입니다. 300리길이 조금 넘습니다. 도보로 가든 나귀를 타고 가든 결코 가까운 거리가 아닙니다. 남자 장정이라면 사나흘 길이지만 여성으로서는 위험도 도사리고 있어서 결코 쉬운 여정은 아니었을 것 같습니다. 아들들이 태어나기 전부터 어머니들이 먼저 만납니다. 사가랴는 자기 아들 요한의 임무를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눅 1:76).

엘리사벳의 마리아 “환영사”(눅 1:42-45), 여기에 화답하는 마리아의 “찬가”(눅 1:46-55)가 바로 “유대 산골에 있는 한 동네”에서 울려 퍼집니다. 어머니들은 아들들의 희생을 짐작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눅 2:35). 그것을 그들은 “큰일”(눅 1:49)이라 말하고, 역설적이게도 “복 福”(눅 1:42)이라고 말합니다.

엘리사벳의 환영사 (눅 1:42-45)

42 그대는 여자들 가운데서 복 福을 받았고,
그대의 태중의 아이도 복을 받았습니다.
43 내 주님의 어머니께서 내게 오시다니,
이것이 어찌된 일입니까?
44 보십시오.
그대의 인사말이 내 귀에 들어왔을 때에,
내 태중의 아이가 기뻐서 뛰놀았습니다.
45 주님께서 하신 말씀이 이루어질 줄 믿은 여자는
행복 幸福합니다.

마리아의 답사, “찬가” (눅 1:46-55)

46 내 영혼이 주님을 찬양하며
47 내 마음이 내 구주 하나님을 좋아함은,
48 그가 이 여종의 비천함을 보살펴 주셨기 때문입니다.
이제부터는 모든 세대가 나를 행복하다 할 것입니다.
49 힘센 분이 나에게 큰일을 하셨기 때문입니다.
그의 이름은 거룩하고,
50 그의 자비하심은,
그를 두려워하는 사람들에게 대대로 있을 것입니다.
51 그는 그 팔로 권능을 행하시고
마음이 교만한 사람들을 흩으셨으니,
52 제왕들을 왕좌에서 끌어내리시고
비천한 사람을 높이셨습니다.
53 주린 사람들을 좋은 것으로 배부르게 하시고,
부한 사람들을 빈손으로 떠나보내셨습니다.
54 그는 자비를 기억하셔서,
자기의 종 이스라엘을 도우셨습니다.
55 우리 조상들에게 말씀하신 대로,
그 자비는 아브라함과 그 자손에게 영원토록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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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The words of Jeremiah the son of Hilkiah, of the priests that were in Anathoth in the land of Benjamin:”(ASV Jr 1:1); “My name is Jeremiah. I am a priest, and my father Hilkiah and everyone else in my family are from Anathoth in the territory of the Benjamin tribe. This book contains the things that the LORD told me to say.”(CEV Jr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