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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 난해구 해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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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1에 대하여 우리말 번역 성경을 읽으시다가 번역 본문이 잘 이해되지 않을 때, 첫 시도로 다른 번역을 비교해 보신 귀하의 방법에 대해서는 저도 같은 생각을 합니다. <개역>1)이나 <개정>2)의 “믿음을 더하소서”(눅 17:5)가 그렇게 어려운 표현이 아닌데도 전체 문맥 안에서 어떤 뜻을 지닌 말인지 궁금하여 다른 번역을 참고하셨는데, 귀하께서는 다른 번역에서 별로 도움을 받지 못하신 것 같습니다. 귀하께서 참고하신 다른 번역들 외에 영어의 다른 번역들을 보아도 별 차이는 없습니다. 예를 들면 “믿음을 키워주소서”(MIT)3), “믿음이 크게 해 주소서”(BBE)4), “믿음이 더 많아지게 해 주소서”(ASV)5), “어떻게 하면 믿음이 성숙하게 될지 말씀해 주소서”(NLT)6)...표현은 조금씩 달라도, 무엇인가 더 큰 믿음, 더 많은 믿음, 혹은 믿음의 성장이나 믿음의 성숙을 바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는 것 같아 보입니다. 귀하께서는 사도들의 이런 간구에, 사도들이 현재 자신의 믿음이 부족하다는 자기성찰이 반영되어 있는지, 아니면 더 큰 믿음을 가지고 더 큰 기적이라도 행하고 싶어하는 이기적 욕심이 숨어있는 것인지도 물어야 할 것입니다. 귀하께서 하신 둘째 시도는, 다른 번역들을 비교해 보시고 나서, 귀하 자신의 의견을 제시해 보고 계신 것입니다. 믿음의 성장이 어느 정도까지 되어야 하는 것인지(자식을 희생 제물로 바치는 아브라함의 경지를 예로 들어가면서). 그런데, “너희에게 겨자씨 한 알만한 믿음이 있었더라면 이 뽕나무더러 뿌리가 뽑혀 바다에 심기어라 하였을 것이요 그것이 너희에게 순종하였으리라 ”고 하신 주님의 말씀을 들어보면, 우리의 “믿음이 그렇게까지 더해지기/더 커지기”를 원하는 것에도 문제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씨 중에 제일 작은 씨(우리나라의 배추씨처럼)만한 믿음만 있어도 되는 것 같습니다. 겨자 씨 한 알만한 그렇게 작은 믿음만 있어도 뭍에 있는 뽕나무더러 저 바다로 들어가 서있으라고 하면 그렇게 될 것이라고, 뽕나무가 말을 듣는 어마어마한 큰 기적을 일으키기에 넉넉하다고 하신 말씀인 것 같기 때문입니다. 믿음은 양이 아니고 질인 것 같기도 합니다. 또 귀하께서는 믿음의 성장 “목표”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셨을 뿐 아니라, 믿음의 성장 “목적”에 대해서도 어떤 객관적인 해답을 묻고 계시지만, 우리 주님께서는 “믿음을 더 많게 혹은 더 크게 해 달라”고 한 사도들의 요청을 들어주지 않으시고, 겨자씨만큼 작은 믿음도 큰 능력을 지닌다고 말씀하신 것을 보면, 믿음의 성장 목적보다는 믿음 자체가 중요할 수도 있겠다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귀하께서 하신 셋째 시도는 질문의 내용과 방향을 바꾸어 버린 것입니다. 더 큰 믿음, 더 많은 믿음, 더 성숙한 믿음을 가지게 해주실 것을 요청한 경우에 주님께서 그런 요청을 들어 주신 사례가 있었는지를 물으신 것입니다. 현재의 문맥에서는 우리가 보다시피 우리 주님께서는 제자들의 그런 요청을 묵살하시는 것 같습니다. 우리 주님께는 믿음이라는 것이 “더 하고” “덜 하고”라는 말이 암시하듯이 양을 측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혹시 믿음 그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신 것 아닐까요? 질문2에 대하여 귀하께서 이미 시작하신 것처럼 다른 번역들을 좀 더 비교해 보겠습니다. “너희에게 겨자씨 한 알만한 믿음이라도 있었으면, 이 뽕나무더러 ‘뽑혀서, 바다에 심기어라’ 했더라면, 그대로 되었을 것이다.”7) 귀하께서 인용하신 위 <개역> 번역도 과감하게 고쳐서, “너희에게 겨자씨 한 알만한 믿음이라도 있었더라면, 그래서 너희가 이 뽕나무더러 뿌리가 뽑혀 바다에 심기라고 명령했다면, 뽕나무가 너희 말에 순종했을 것이다.” 이렇게 읽어 보신다면 뜻이 조금은 더 분명해 질 것입니다. 더 효과적인 의미 소통을 시도한 유진 피터슨의 메시지 성경 MSG은 다음과 같이 번역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주님께서는 [믿음의 많고 적음, 혹은 크고 작음을 생각하는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너희에게 지금 믿음이 ‘더’ 필요한 것이 아니다. 믿음에는 ‘많고’ ‘적음’이 있을 수 없다. 거추장스런 과장이 없는 믿음 자체가 문제다. 비록 믿음의 사이즈가 양귀비 씨만큼이나마 작다고 해도, 그렇게 작은 믿음이라도 너희에게 있기만 하다면, 너희가 이 뽕나무에게 ‘저 호수 속으로 뛰어 들어 가!’라고 말하면, 이 뽕나무가 그렇게 할 거다. 8) 유진 피터슨의 메시지성경의 이러한 번역 MSG이 귀하의 두 번째 질문에 대해 어떤 암시를 주고 있을 것 같아서 전문을 다 인용하였습니다. 질문3에 대하여 귀하께서 이 질문을 해주신 것에 대하여 특별히 감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복음서 기자의 편집의도를 파악해야 하는 아주 필요하고 적절한 관심을 표현해 주신 것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5-6절과 7-10절만이 아니라, 1-10절 전체를 한 묶음으로 보아야 할 것 같기도 합니다. 1-2절은 예수께서 인간 사회의 갈등을 말씀하신 것 같습니다. 예수께서는 사람들 사이에서 “작은 사람들”(개역), “보잘 것 없는 사람”(공역)들 가운데 한 사람이라도 “실족 失足하게 하는 사람”(개역, 개정), “걸려 넘어지게 하는 사람”(새번역), “죄를 짓게 하는 사람”(공역, CEV)9), “믿음을 잃게 하는 사람”(BOOK)10)을 관찰하십니다.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그처럼 “힘없고 보잘 것 없는 작은 사람들”로 하여금 죄를 짓게 하는 사람들은 그렇게 악하게 사느니 차라리 각자 목에 맷돌을 매달고 스스로 바다에 빠지라고 하십니다. 그렇게 몹쓸 짓 하고 사느니 차라리 자살 自殺해 죽는 것이 좋겠다는 끔찍한 말씀을 하십니다. 3-4절은 이웃이 죄를 짓거든 꾸짖고 회개 悔改하거든 용서 容恕하라고 하십니다. 용서에는 횟수의 제한이 있을 수 없다고 하십니다. 그런데 제자들이 주님께 “우리에게 믿음을 더하여 주실” 것을 요청합니다(5절). 그러나 주님께서는 믿음은 양을 측정할 수 있는 그런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셨는지, 제자들의 요청을 거절하십니다(6절). 그러면서 주님께서는 주인과 종의 비유를 짧게 말씀하십니다. 종은 자기 맡은 일에 충성하고도 아무런 보답을 바라지 않는다고. 예수께서는 제자들에게도 명령을 받은 대로 다 하고나서도, 다만 해야 할 일을 한 것뿐이라고 고백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7-10절). 주석가 중에서 버틀러 T.C.Butler 같은 이는 그의 누가복음주석11)에서 눅 17:1-10의 전체 제목을 “기독교인의 섬김의 도 道: 믿음과 용서12)”라고 붙입니다. “1-10절은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성숙한 믿음 생활을 묘사한 것이다. 기독교인의 섬김의 도는 곧 용서와 믿음과 겸손이다. 용서는 제한이 없어야 하고, 어떤 가치도 용서를 막아서는 안 된다. 용서가 쉽지 않다. 그래서 예수의 제자는 믿음을 더해주시기를 주님께 빈다. 그러나 주님은 이런 요청을 거절하신다. 믿음이 더해지는 것 increased faith이 해답이 아니기 때문이다. 누가 믿음의 챔피언인지를 구별할 수 있도록 믿음이란 것이 눈에 보이게 측정되거나 비교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믿음은 참이냐 거짓이냐의 문제이지 양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겨자씨만큼 작은 믿음도 불가능한 일을 해낸다. 용서는 불가한 것이 아니다. 용서는 기독교인의 믿음의 일상사가 되어야 한다. 용서는 예수께서 우리에게 기대하시는 것이다.” (Butler, 280).
제 의견이 귀하께서 질문을 풀어 가시는 일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중요한 질문, <햇순> 독자들과 함께 나누어 주신 것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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