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순, 공동체성서연구

 

 


11 / 2018

 

 

 

 

 

 

 

 

 

 

 

 

  성서 난해구 해설

 

욥기 19:26의 번역 문제

 

 

 

 

 

 

 

 

 

 

 





민영진 목사



대한성서공회번역자문위원
세계성서공회연합회 번역자문위원
전, 대한성서공회 총무
yjmin@bskorea.or.kr






 



민영진 목사님,

욥기 19:26을 보니까 번역들이 둘로 나누어지는 것 같습니다. 저는 <개정> 성경과 <한글킹제임스>를 비교해서 읽고 있는데요, 우리말 번역 <개정> 욥 19:26을 보면, “내 가죽이 벗김을 당한 뒤에도 내가 육체 밖에서 하나님을 보리라”라고 되어 있고, <한글킹제임스> 욥 19:26을 보면 “내 살갗의 벌레들이 이 몸을 멸할지라도 내가 여전히 내 육체 안에서 [하나님]을 보리라” 라고 되어 있습니다. 어떤 번역이 맞는 번역입니까?

궁금해서 여쭙니다.



“궁금해서여쭙니다”님께,


귀하께서 이미 지적하신 대로 두 번역이 서로 달리 번역되어 있습니다. 사실을 말씀드리면 이것은 번역의 문제가 아니라, 이렇게도 번역될 수 있고, 저렇게도 번역될 수 있는 히브리어 본문이 지닌 해석상의 학적 다양성에 기인된 문제입니다. “몸 밖에서”와 “몸 안에서”가 같은 히브리어 ‘미브사리 mibsari’의 번역입니다. 히브리어 본문 ‘미브사리’는 문자대로의 뜻은 두 가지 뜻을 동시에 지니고 있습니다. 하나는 “내 몸으로부터/ from my flesh”입니다. 히브리어 전치사 ‘미 from’는 “분리 分離”를 뜻합니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이것이 뜻하는 바는 몸에서 분리되어 나온 “몸 밖에서”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같은 히브리어 표현 “내 몸으로부터”가 “내 몸 안에서” 혹은 “내가 몸을 지닌 채”로도 이해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현대의 성경 번역판들은 해석학적 문제를 지닌 이 본문을 세 가지로 번역합니다.

(1) 하나는 일단 문자 그대로 번역하는 것입니다. 영어번역에서 볼 수 있는 “from my flesh”가 여기에 속합니다. “몸 밖에서”라는 뜻인지, “몸 안에서”라는 뜻인지, “몸에서 분리되어서”라는 뜻인지, “몸에 밀착되어서”라는 뜻인지 분명하지 않습니다. 해석은 주석자에게 맡기는 번역입니다. 다음과 같은 번역들이 이러합니다. (각 번역판에 대한 간단한 소개는 각주에서 합니다.)

Job 19:26 LEB 1)
And after my skin has been thus destroyed,
but from my flesh I will see God,

Job 19:26 NABRE 2)
This will happen when my skin has been stripped off,
and from my flesh I will see God,

Job 19:26 NASB 3)
Even after my skin is destroyed,
yet from my flesh I shall see God;

Job 19:26 OJB 4)
And though after my ohr (skin) has been thus destroyed,
yet from my basar (flesh 閔) I shall see Eloah (God 閔);

(2) 다른 하나는 영어번역에서 볼 수 있는 “without my flesh”입니다. 이것은 “몸 밖에서”라는 의미를 선택한 번역입니다. 히브리어 ‘미브사리’에서 “육체가 다 썩어서 없어진 상태에서”라는 뜻을 읽고 있습니다.

Job 19:26 ASV 5)
And after my skin, even this body, is destroyed,
Then without my flesh shall I see God;

Job 19:26 CJB 6) cf. AB (Anchor Bible)
so that after my skin has been thus destroyed,
then even without my flesh, I will see God;

Job 19:26 DARBY 7)
And if after my skin this shall be destroyed,
yet from out of my flesh shall I see †God;

(3) 세 번째로는 KJV 이래 현재까지 여러 영어 번역들이 보여주듯이 “몸 안에서” 라는 번역입니다. 영어 번역의 “in my flesh”가 여기에 속합니다.

Job 19:26 ESV 8)
And after my skin has been thus destroyed,
yet in my flesh I shall see God,

Job 19:26 GNB 9)
Even after my skin is eaten by disease,
while still in this body I will see God.

Job 19:26 KJV 10)
And though after my skin worms destroy this body ,
yet in my flesh shall I see God:

Job 19:26 NIV 11)
And after my skin has been destroyed,
yet in my flesh I will see God;

Job 19:26 NRSV 12)
and after my skin has been thus destroyed,
then in my flesh I shall see God,

Job 19:26 WMB 13)
After my skin is destroyed,
then I will see God in my flesh,

욥기 19:26의 히브리어 ‘미브사리’를 “내 몸 밖에서”라고 번역할 것인가, 아니면 “내 몸 안에서”라고 번역할 것인가는 번역자들이 히브리어의 뜻을 문맥에 따라 달리 파악한 것일 뿐 오역 誤譯이냐 정역 正譯이냐의 문제가 아닙니다. 어느 한 번역도 지배적, 배타적 번역일 수 없다는 원칙을 따라, 위에서 소개한 세 가지 의미 파악이 동일하게 존중을 받습니다. 한국어 전통 번역의 시초인 <구역>(1911)이 “내가 이 육체를 떠나”라고 번역한 이래 <개역>(1938, 1961)과 <개정>(1998)이 “내가 육체 밖에서”라고 번역하기까지 일관되게 같은 뜻으로 번역해 온 것은 그 저본 底本인 American Standard Version (ASV 1901)이 ‘미브사리’를 “without my flesh”라고 번역한 것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세 가지 번역 외에 우리말 <공동번역>(1977)이 “26 나의 살갗이 뭉그러져 이 살이 질크러진 후에라도 27a 나는 하느님을 뵙고야 말리라.”(<공역> 욥기 19:26-27a)라고 번역하고, <새번역>(1993, 2001)이 “내 살갗이 다 썩은 다음에라도, 내 육체가 다 썩은 다음에라도, 나는 하나님을 뵈올 것이다.”라고 하여, 문제가 되는 “몸 밖에서”나 “몸 안에서”를 둘 다 취하지 않은 것은 제 4의 선택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영어 번역에서도 The Message가 문제의 본문을 삭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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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The Lexham English Bible (LEB)은 Logos Bible Software가 보급하고 있다. 신약이 2010년에, 구약이 2011년에 출판되었다. 형식일치의 문자적 번역이다.
2) The New American Bible Revised Edition (NABRE)은 가톨릭 영어권에서 번역된 성경이다. 1970년에 New American Bible (NAB)로 출판되었다가, 1986년에 신약 개정판, 2011년에 구약 개정판이 나왔다. 형식일치의 문자적 번역이다.
3) The New American Standard Bible (NASB)은 the Lockman Foundation이 번역하여 보급하고 있다. 신약은 1963년에, 구약은 1971년에 나왔다. 1995년에 최근판이 나왔다. 형식일치의 문자적 번역이다.
4) The Orthodox Jewish Bible (OJB)는 2002년에 출판된 유대 기독교가 영어로 번역한 성경전서다. 영어 번역이지만 이디쉬(Yiddish)와 하시딕(Hasidic) 용어가 비번하게 그대로 나타나 있다. 형식일치의 문자적 번역이다.
5) American Standard Version (ASV)은 English Revised Version(1881?1885)를 개정한 것이다. 1900년에 신약, 1901년에 구약이 나왔다. 한국어 <구역>(1911)의 영어 저본(底本)이다. 한국어 <구역>의 한문 저본은 문리역(文理譯)[신약(新約) 1952, 구약(舊約) 1854]이다.
6) Complete Jewish Bible은 1998년에 이스라엘에 있는 유대 기독교가 출판한 성경전서다. 성경 66권 각권의 이름, 인명과 지명이 히브리어를 직접 음역한 것이어서 기존의 영어 음역과 차이가 난다. 영어 번역이지만 히브리어와 이디쉬어 표현이 많이 나와서 달리 유대 영어(“Jewish English”) 번역이라고도 불린다.
7) The Darby Bible (DBY) John Nelson Darby이 번역. 신약 초판이 1867년에 나왔다. 1872, 1884년에 개정판이 나왔다. 그의 사후 그890년에 그의 제자들이 Darby의 프랑스역과 도이치역에서 번역한 영역 구약을 출판했다.
8) The English Standard Version (ESV)는 2001에 Crossway에서 나온 영어 번역 성경이다. 이것은 기존의 RSV (Revised Standard Version)를 개정한 것이다. 형식일치의 문자적 번역이다.
9) The Good News Bible (GNB)은 달리 the Good News Translation (GNT), 혹은 Today’s English Version(TEV)라고도 불린다. 마국성서공회(American Bible Society) 번역이다. 신약이 1966년에, 구약이 1976에 나왔다. 내용동등성의 의미 번역이다.
10) The King James Version (KJV)은 달리 the King James Bible (KJB), 혹은 흠정역(欽定譯 the Authorized Version, AV)으로도 불리는 영어 번역이다. 1611년에 출판되었다.
11) The New International Version (NIV)은 1978년에 나온, Biblica (옛 이름, the International Bible Society)에서 번역 출판한 영어 번역 성경이다.
12) The New Revised Standard Version (NRSV)은 1989년에 나온, 미국기독교교회협의회(National Council of Churches)가 RSV(the Revised Standard Version)를 개정하여 편낸 것이다.
13) The World Messianic Bible (WMB)는 처음에는 The World English Bible: Messianic Edition (WEB:ME) 혹은 The Hebrew Names Version (HNV)으로 2018년 4월에 출시된 영어번역이다. 유대 기독교 쪽에서 번역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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