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영진 목사님, 성경 본문에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어서 여쭙니다. 레위기 4장의 속죄제물 贖罪祭物 규정에서 최고통치자 最高統治者는 “흠 없는 숫염소 한 마리”를 속죄제물로 바치도록 되어 있는데 반해, 일반평민은 “흠 없는 암염소 한 마리”를 제물로 바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암수에 어떤 의미 차이가 있습니까? 성남에서 김귀덕 목사 올림

김귀덕 목사님께,

귀하께서는 신분과 직위에 따라 속죄제물이 다르게 기록된 점에 착안하셨습니다. 레위기 4장에 기록된 것을 보면, 제사장 祭司長을 위한 속죄제물 贖罪祭物은 “흠 없는 수송아지 한 마리 / Par Ben-Baqar Tamim, “a flawless young bull”([lit., “a bull, a son of the herd, flawless”])”입니다(레4:3b). 수송아지는 숫염소나 숫양이나 암염소 등에 비해 더 고가의 제물일 것 같습니다.

다음에 나오는 이스라엘 온 회중 會衆을 위한 속죄제물 역시 “수송아지 한 마리 Par Ben-Baqar, “a young bull””입니다(레 4:14b). “흠 없는”이란 표현이 빠져있긴 하지만 이것은 제물에 흠이 있어도 괜찮다는 말은 아닐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제물은 흠이 없어야 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최고통치자 最高統治者를 위한 속죄제물은 “흠 없는 숫염소 한 마리”(`izzim zakar Tamim, “a he-goat of goats, a male without defect”)입니다(레 4:23b). 지금 질문하신 일반평민 一般平民을 위한 속죄제물은 “흠 없는 암염소 한 마리”(`izzim Tumima nuqeba, “a flawless female goat”)입니다(레 4:28b). 그러나 이 규정을 계속 읽어 나가다 보면, 달리, “염소” 대신 “양 羊”으로 바쳐도 됩니다. 그 경우 역시 “양” 역시 “암컷”이어야 합니다.

“흠 없는 암컷”(KebeS... nuqeba tumima, “a sheep .... a flawless female”)으로 바치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레 4:32). 최고통치자를 위한 속죄제물과 일반평민을 위한 속죄제물이 극명하지 않다는 문제가 있는 것 같아 보입니다. 겨우, 수컷이냐 암컷이냐 하는 차이 뿐이기 때문입니다. 최고통치자를 위한 속죄제물은 “숫염소”여야만 하고, 일반평민을 위한 속죄제물은 “염소”든 “양”이든 다 좋은데 꼭 “암컷”이어야 한다는 차이가 전부입니다. 귀하께서는 이런 암수 구별에 어떤 의미가 있는가 하는 것을 물으셨습니다.

독자에 따라서는, 최고통치자를 위한 속죄제물은 반드시 “숫염소”여야 하고, 일반평민을 위한 속죄제물은 “암염소”나 “암양”으로 바칠 수 있다고 하여, 일반 평민의 경우, 왜 선택의 여지를 주는지에 관해서도 문제를 제기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문제는 귀하께서 물으신 것같이, 일반평민을 위한 속죄제물이 염소든 양이든 왜 “암컷”이어야 하느냐 하는 문제로 귀착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더 큰 문맥에서 보면 일반평민을 위한 속죄제물은 그 선택의 폭이 실제로는 더 넓습니다. “암염소”나 “암양”으로 바칠 수 있다고 선택의 여지를 주는 정도가 아니라, “암염소”나 “암양”마저도 바칠 수 없는 가난한 백성이라면, 더 값이 싼 “비둘기 새끼 두 마리”를 제물로 바치는 것이 허용됩니다. 비둘기 새끼조차 바칠 형편이 못될 때에는, “고운 밀가루 십분의 일 에바”를 바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7 그러나 그가 양 한 마리도 바칠 형편이 못될 때에는, 자기가 저지른 죄에 대한 보상으로, 산비둘기 두 마리나 집비둘기 새끼 두 마리를 나 주에게 바치는 제물로 가져다가, 하나는 속죄제물로 바치고 다른 하나는 번제물로 바쳐야 한다.
8 그가 그것을 제사장에게로 가져가면, 제사장은 먼저 속죄제물로 가져 온 것을 받아서 속죄제물로 바친다.
11 그러나 그가 산비둘기 두 마리나 집비둘기 새끼 두 마리조차 바칠 형편이 못될 때에는, 자기가 저지른 죄에 대한 보상으로서, 주에게 바치는 속죄제물로 고운 밀가루 십분의 일 에바를 가져 와서, 제물로 바쳐야 한다. 이것은 속죄제물인 만큼, 밀가루에 기름을 섞거나 향을 얹어서는 안 된다. (레 5:7-8, 11)

주석들을 살펴보는데도1), 암수 사이에 어떤 가치의 구별이 있는 것인지를 논한 것은 제가 아직 찾지 못했습니다. 일반 평민의 경우 경제적 부담을 고려하여, 속죄제물을 바칠 때, 염소와 양의 암컷으로 바쳐야 하지만, 형편이 여의치 못하면 산비둘기 두 마리나 집비둘기 새끼 두 마리를 속죄제물로 바칠 수 있고, 그것조차 바칠 형편이 못될 때에는, 고운 밀가루 십분의 일 에바를 가져 다가 바칠 수 있다는 점이 조명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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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Peter-Contesse, R., & Ellington, J. (1992). A handbook on Leviticus (p. 59). New York: United Bible Societies; Henry, M. (1994). Matthew Henry’s commentary on the whole Bible: Complete and Unabridged in One Volume (p. 155). Peabody: Hendrickson; Keil, C. F., & Delitzsch, F. (1996). Commentary on the Old Testament (Vol. 1, p. 527). Peabody, MA: Hendrickson; Jamieson, R., Fausset, A. R., & Brown, D. (1997). Commentary Critical and Explanatory on the Whole Bible (Vol. 1, p. 75). Oak Harbor, WA: Logos Research Systems, Inc.; Rooker, M. F. (2000). Leviticus (Vol. 3A, p. 115). Nashville: Broadman & Holman Publishe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