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린 金河隣 님, 일전에 귀하와 나눈 전화 대화의 일부를 다시 요약하여 요점만 정리해 봅니다. 김)은 귀하의 말이고, 민)은 제가 한 말입니다.

김) 하나님께서 사람을 신 神이라고 하셨나요?

민) 사람을 신이라고 했다고요? 성경에 그런 말이 있나요?

김) 저도 잘 몰랐는데요, 시편 82편 6절에 보니까 이런 말이 있네요. “내가 말하기를 너희는 신들이며 다 지존자의 아들들이라 하였으나”(??개정?? 시 82:6). 여기 이 본문에서 말씀하시는 분은 “하나님”이시고, 듣는 대상인 “너희”는 사람들 아닙니까?

민) 아 그렇군요. 그런데 지금 하나님께서 말씀하시는 “너희”가 누구인지 확인해 보셨는지요?

김) 아, 미처 그건 확인 못했습니다. 하나님께서 “내가 말하기를 너희는 신들이며”라고 말씀하신 걸 보면 “사람들에게” 하신 말씀하신 것 아닌가 해서요.

민) 그러나 본문에 나타난 대로, 문자대로 본다면 하나님께서는 지금 죽을 수밖에 없는 한계를 지니고 태어난 일반 “사람들에게”가 아니라, 영원히 죽지 않는 “신 神들에게” 말씀하신 것 같지 않습니까?

김) 그래요? 어디 그렇게 나와 있습니까?

민) 바로 다음 절이 그 말 아닌가요? 재판을 잘 못한 재판관들을 향해, 그렇게 재판을 하다가는 “너희는 사람 mortals처럼 죽으며”1)라고 한 것이 바로 그런 뜻 아닐까요? 그리고 또 시편 82편 첫 절을 한 번 보시지요. 하나님께서는 지금 “신들 gods)의 모임”에 참석해 계십니다. 거기서 하나님께서는 그들[곧, ‘신들’] 가운데에서 신들을 재판 裁判하고 계십니다”(시 82:1). 2)

김) 아, 그렇군요. 그렇지만 제가 이렇게 여쭈어 본 것은, 요한복음서 10장 33절에서는 유대인들이 예수가 자칭 “하나님”이라고 했다고 규탄하고 있고, 요한복음서 10장 34-35절에서는, 예수께서 당신 자신을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했다고 하여 유대교 지도자들이 그것을 신성모독 神聖冒瀆이라고 비난합니다. 그러니까 예수께서도 바로 시편의 이 구절을 인용하시면서, 예수께서 그들의 주장을 반박하십니다. 하나님마저 “사람들”이 다 “신들”이라고까지 말씀하신 바 있는데, 예수께서 당신 스스로를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한 것쯤 가지고 뭐 그리 대단한 신성모독이냐고 나무라시면서 이 구절을 인용하시니까, 시편 82:6의 “너희들”이 곧 “사람들”을 일컫는 것인 줄 알았는데요, 그렇다면, 그러니까, 예수께서도 구약의 이 본문을 오해하신 건가요?

민) 전 그렇게 보진 않습니다. 예수께서는 당신을 비난하는 생각 없는 자들을 좀 놀리고 계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구약에서 재판관 裁判官들을 신의 위치로 까지 격상시키는 것은 그들이 하나님에게서 받은 말씀을 따라 재판을 해야 하는 위치에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사람들[재판관들]을 “신들”이라고 할 때는 신성모독 운운하지 않으면서 정작 “하나님의 말씀”이신 분이 당신 스스로를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한 것이 뭐 그리 흠이 되느냐는 것이겠지요.

김) 그러나 문제는 우리 주님께 대들던 유대교 지도자들이 우리 주님을 “하나님의 아들”로 인정할 수 없었던 것이지요.

민) 그렇지요. “하나님의 아들”이 당신 자신을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할 때 그것이 무슨 신성모독이 되겠어요. 그런데, 지금 우리의 문제는 그것이 아니지요. 하나님께서 재판관들을 향해 “신들”이라고 말한 것을, 마치 하나님께서 사람 일반을 가리켜 “신들”이라고 말씀하신 것으로 오해하여 사람이 신성 神性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는 것이 문제지요. 시편 82:6이 “너희는 신들이며 지존자의 아들들이라”고 한 것이, 외적 外的으로는 신화적 神話的 표현을 사용한 화법 話法)이고(시 82:1),3) 내적 內的으로는 “재판관들”을 일컫는 화법이라는 점입니다. 예수께서도 이런 사정을 다 아시면서도 당신을 공격해 오는 유대교 지도자들에게 시편 82편 6절을 빗대어, 짐짓 문자 그대로 인용하여, 재판관도 때로 “신들”로 불리는 마당에 누가 스스로를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말 못할 까닭이 어디 있겠느냐고 조금은 비아냥거리는 인용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김) 그러면, 시편 82편 6절이나 요 10장 34-35절이 인간이 지닌 신성 神性과는 무관하다는 말씀이신가요?

민) 이 두 본문에 대해 지금 제가 말씀드린 이런 이해 말고 달리 더 설명하는 주석이 있으면 한 번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이 두 본문이 아니고라도, 사람 안에 하나님의 성품이 들어 있다는 것은 사람이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을 받았다는 진술(창 1:26)4)이나, 사람이 하나님 거 居하시는 성전 聖殿이라고 하는 진술(고전 3:16)5)에 이미 충분히 들어 있습니다.

민영진

# 참고 : 햇순 248호(2016년 10월호)
P22 신 神들의 범죄 犯罪
(요 10 : 31-36, 시 82 :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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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그러나 너희는 사람처럼 죽으며 고관의 하나 같이 넘어지리로다”([개정] 시 82:7)
2) “하나님은 신들의 모임 가운데에 서시며 하나님은 그들 가운데에서 재판하시느니라”
3) “하나님은 신들의 모임 가운데에 서시며 하나님은 그들 가운데에서 재판하시느니라” (개정 시 82:1)
4) “하나님이 이르시되 우리의 형상을 따라 우리의 모양대로 우리가 사람을 만들고...” (개정 창 1:26a)
5) “너희는 너희가 하나님의 성전 聖殿 인 것과 하나님의 성령 聖靈 이 너희 안에 계시는 것을 알지 못하느냐”(개정 고전 3: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