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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영진 목사
대한성서공회번역자문위원
세계성서공회연합회 번역자문위원
전, 대한성서공회 총무
yjmin@bskore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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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영진 목사님 안녕하세요.
중생 衆生의 눈이 주를 앙망하오니
주는 때를 따라 저희에게 식물 食物을 주시며
([개역] 시 145 : 15)
우리말 사전에 보면 “중생”은 “(불)부처의 구제 대상이 되는, 생명을 가지고 있는 모든 존재. 제유 諸有”라고 설명이 되어 있습니다. 달리는 “많은 사람”을 뜻한다는 설명도 첨가되어 있습니다.
어떻게 이런 불교 용어를 기독교 경전 번역에서 사용하게 되었는지요?
자비 드림
자비 님,
메일 명 “자비”를 보니까 혹시 “자비 慈悲”일 것 같군요. [개역한글판](1961)에 “중생 衆生”이란 말이 딱 한 번 나오긴 하지만 그것을 아주 즐기는 것 같은 인상을 받게 됩니다. 참 중요한 질문을 해주신 것에 대하여 감사드립니다.
우리말 번역 역사를 살피면, 시 145:15이 처음부터 “중생”을 쓴 것은 아닙니다. 1911년에 나온 [구역 舊譯]에 보면 다음과 같이 번역되어 있습니다.
뭇 사ㄹㆍㅁ의 눈이 쥬를 ㅂㆍ라매
쥬ㅺㅢ셔 ㅼㅐ를 ㅼㆍ라 량식을 주시ㄴㆍ이다 (시 145:15)
여기에서 보다시피 “중생의 눈”이 아니라 “뭇 사람의 눈”이 주님을 바라보는 것으로 번역 되어 있습니다. 뭇 사람이 주님을 의지하며 바라보니까 주님께서 때를 따라 그들에게 양식을 주신다고 번역합니다.
우리말 [구역] 번역이 많이 기댄 중국어 한문 번역 중에서 브리지만-컬벗슨(1896)의 번역을 보면 다음과 같이 번역되어 있습니다.
衆人之目望爾
爾隨時賜之以糧兮
(브리지만-컬벗슨 역, 시 145:15)
많은 사람들의 눈이 주님을 봅니다
주님께서는 그것들에게 수시로 양식을 주십니다
(브리지만-컬벗슨 역,
시 145:15의 대강의 뜻)
이것을 보면 우리 [구역]의 “뭇 사람의 눈”은 그대로 브리지만-컬벗슨의 “衆人之目”과 같은 번역인 것을 쉽게 일 수 있습니다.
히브리어 원문 ‘에네이-콜/ ene-kol’은 문자대로는 “모든 것들의 눈/ eyes of all”입니다. 영어 번역들은 이것을 “모든 것들의 눈/ the eyes of all”2), “모든 사람들의 눈/ eyes of all men”3), “모든 눈 all eyes”4), “살아있는 모든 것들/ every living thing”5) 등으로 번역합니다. 원문의 문맥을 보면, 창조주 하나님을 의지하고 그에게서 먹거리를 구하고자 하는 것은 사람만이 아니고 모든 피조물입니다. “살아있는 모든 것들”이 하나님을 의지하고 하나님께 먹거리를 구하고, 하나님께서는 그 모든 살아있는 피조물들에게 먹거리를 공급하신다는 것이 그 참 뜻입니다.
그래서 일찍부터 대표본문리 代表本文理(1854)는 우리말 [구역]의 번역과는 달리 여기 “모든 것”을 인간에게만 국한시키지 않고 모든 피조물에게로 확대합니다. 그래서 대표본문리는 “뭇 사람”이라 하지 않고, “만물 萬物”이 하나님께 먹거리를 간구하고 하나님은 만물에게(인간에게 만이 아니라) 먹거리를 공급하신다고 번역합니다.
萬物惟爾是仰
隨時給食兮
(代表本文理, 詩 145:15)
[구역]이 “뭇 사람”이라고 한 것을 대표본은 “만물 萬物”이라고 합니다.
모든 만물이 주님을 바라보고
주께서는 수시로 양식을 공급하신다
(대표본문리, 시 145:15의 대강의 뜻)
뿐만 아니라, 우리말 [구역]의 번역은 대표본문리관주(代表本文理串珠, 1854) 번역과도 차이나 납니다. 같은 본문이 대표본문리관주에는 다음과 같이 번역되어 있습니다.
萬類皆擧目仰望主
主隋時使其得食
(代表本文理串珠, 詩 145:15)
우리말 [구역]이 “뭇 사람”이라고 한 것을 대표본문리관주는 “만유 萬類”이라고 합니다.
온갖 것들이 萬類 다 눈을 들어 주님을 앙망 仰望합니다
주께서는 수시로 그것들이 양식을 얻게 하십니다
(대표본문리관주,
시 145:15의 대강의 뜻)
그래서 우리말 번역이 [구역]을 개정할 때 이 점에 착안하여 1938년 개역에서 [구역]을 고쳐 다음과 같이 번역한 것 같습니다.
즁생의 눈이 쥬를 앙망하오니
쥬는 ㅼㅐ를 ㅼㆍ라 뎌희의게 식물을 주시며
([개역(38)] 시 145:15)
의미를 전달하는 데 도움이 된다면 불교에서 자주 써서 불교 용어처럼 되어 버린 것이라도 서슴지 않고 쓴 것을 여기에서 볼 수 있습니다. 이것이 38년 [개역]에서 61년 [개역]에까지 그대로 이어진 것 같습니다.
민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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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ASV, CJB, ESV, JPS, KJV, NAB, NASknew not.”
3) BBE, ERV
4) CSB
5) NIR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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