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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 난해구 해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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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문안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교인들과 출애굽기 공부하다가 출 3:14절 설명을 어떻게 해야 할지 고심하다가 교수님께서 쓰신 [출애굽기주석](대한기독교서회, 2014)을 보았습니다. 그래도 풀리지 않는 문제가 있어서 더 여쭙고 싶습니다. 하나님께서 모세를 이집트로 보내십니다. 하나님은 모세에게 거기에서 종살이를 하고 있는 당신의 백성 이스라엘 자손을 인도해 내라고 명령하십니다. 그 명령을 받은 모세는 이스라엘 자손이 자기를 보내신 그 하나님의 이름을 무엇이냐고 물을 터인데 자기가 그들에게 무엇이라고 대답해야 하느냐고 하나님께 여쭙습니다. 그 때 하나님의 답변이 바로 출 3:14입니다. “나는 스스로 있는 자다”([개역], [개정]), “나는 나다”([공역], [새번역]). 우리말로는 이렇게 두 가지 번역을 봅니다. 오늘 우연히 영어 번역 성경을 보다가 우리말 번역과는 또 다른 번역이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제가 본 CJB은 좀 별다른 번역이었습니다. 한 번역 안에 세 번역이 들어 있습니다. 먼저 영어 번역을 그대로 인용하고, 세 가지 다른 번역을 우리말로 번역하여 인용해 보겠습니다. God said to Moshe, "Ehyeh Asher Ehyeh [I am/will be what I am/will be]," and added, "Here is what to say to the people of Isra'el: 'Ehyeh [I Am or I Will Be] has sent me to you.'" (Exo 3:14 CJB) 1) 하나님께서 모세에게 “에흐예 아셰르 에흐예”라고 하시면서 “이스라엘 백성에게 ‘에흐예’라고 하시는 분이 나를 너희에게 보내셨다고 해라.”하고 말씀하셨다. 2) 하나님께서 모세에게 “나는 나다 I am what I am”라고 하시면서 “이스라엘 백성에게 ‘나 I Am’라고 하시는 분이 나를 너희에게 보내셨다고 해라.”하고 말씀하셨다. 3) 하나님께서 모세에게 “나는 나일 것이다 I will be what I will be”라고 하시면서 “이스라엘 백성에게 ‘나일 것 I Will Be’라고 하시는 분이 나를 너희에게 보내 셨다고 해라.”하고 말씀하셨다. 영어 번역 CJB는 하나님의 이름을 이처럼 1) “Ehyeh”, 2) “I Am”, 3) “I Will Be”라고 세 가지로 번역합니다. 그런데 이런 번역들도 잘 이해가 안 되고 우리말로 번역하기도 힘듭니다. 민 교수님의 설명을 듣고 싶습니다.
대전에서 조철준 목사 올림
평안하기기를 빕니다. 목회하시는 동안 느끼시는 보람이 목사님의 힘든 목회에 큰 위로가 되시기를 빕니다. 침신대학에서 강의할 때 열심히 공부하시던 모습이 생각납니다. 그 때도 이 비슷한 질문을 강의 시간에 하셨던 것 같고, 제가 설명을 드렸던 것 같은데, 아직 미진한 것이 남아 있는 것 같습니다만, 목사님의 질문이 이미 해답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많은 영어 번역 중에서 어떻게 CJB를 보실 생각을 하셨습니까? 유대인 기독교 단체, 우리가 흔히 메시아 유대교 Messianic Judaism라고 하는 단체에서 번역 보급하고 있는 성경입니다. 유대인들로 구성된 기독교입니다. 예수를 메시아로 고백하고, 삼위일체 하나님을 고백하는, 유대교입니다. 신약과 구약을 경전으로 받아들입니다. 그들이 유대인들이기 때문에 그들의 번역에는 히브리어 음역이 빈번하게 나옵니다. “에흐예 아셰르 에흐예”는 히브리어 음역입니다. “에흐예”는 문자대로는 문법적인 보어 없이 “나는 ...이다”, “나는 ...일 것이다”라는 뜻입니다. 이것을 영어로 “I AM” 혹은 “I Will Be”라고 대문자로 표기하면 고유한 이름처럼 그럴 듯하게 표현됩니다만 우리말로는 “나는 ...이다/일 것이다”를 이름처럼 표현하는 것이 어렵습니다. “아셰르”는 영어의 관계대명사와 같은 것입니다. 우리가 이 문법 용어를 배운 것은 영어와 같은 인도-유럽 언어를 배우면서 들은 말로서 우리말에는 없는 문법 용어입니다. 그래서 [공역]이나 [새번역]이 “나는 나다”라고 퉁명스럽게 번역하였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모세에게 당신의 이름을 “나”(에흐예, I AM)라고 하십니다. 이것을 존재론적으로 이해한 것이 그리스어 번역 “나는 스스로 있는 자 (에고 에이 호 온)”입니다. 우리말 [구역](1911), [개역](1938), [개정](1998)이 바로 이 그리스어 번역 전통을 따르고 있습니다. 그런데 히브리어 “에흐예”는 동시에 영어로는 “I WILL BE”라고 번역될 수 있는 말입니다. “I AM”이 변함없는 원초적 존재를 지칭하는 정적 靜的인 표현인 반면, “I WILL BE”는 변화무쌍한 동적 動的인 의미를 지니고 있지요. 히브리어 “에흐예”는 이 두 가지 의미를 동시에 가지고 있기 때문에 메시아 유대교 성경이 출 3:14을 영어로 번역하면서 히브리어 음역을 먼저 제시하고 두 가지 영어 번역(I am what I am; I will be what I will be)을 동시에 제시한 것입니다. 그리고 I am이나 I will be가 하나님의 이름으로 쓰일 때는 그것을 대문자로 표시하여 “I Am” 혹은 “I Will Be”라고 한 것 같습니다. 일찍이 중국이나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에 도가 이사되 도가 하나님과 함끠하니 도난 곳 하나님이라”(1887 [예수셩교젼셔] 요 1:1)에서 볼 수 있듯이 “하나님”을 “도 道”라는 개념과 연관시켜 이해하였습니다. 이것이 우리 문제 해결에도 도움이 됩니다. “노자가 도 道를 주로 생성변화의 ‘근원’으로 파악하고 우리가 본받고 따라야 할 궁극적인 귀착점이라고 강조한”1) 것은 “나는 나다 I AM WHO I AM”와 상통하고, “장자가 도를 무궁한 생성 변화 그 자체로 파악하고, 근원으로 돌아가기 보다는 그냥 변화에 몸을 맡겨 함께 흐르거나 그대로 변하기를 더욱 강조한 것2)”은 “나는 내가 되고자 하는 대로 되어져 가는 나일 것이다 I WILL BE WHAT I WILL BE”라는 것과 상통합니다. “<도덕경>이 주로 도의 ‘생 生’하는 측면을 말하였는데, <장자>는 도의 ‘화 化’하는 기능을 부각한다.”3)는 것을 참고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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