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늘 지나치고 만 본문인데, 장로님께서는 아주 꼼꼼하게 읽으시고 이 구절에 얽힌 문제점을 잘 짚으셨습니다. 미리 말씀드리지만, 이런 어려운 문제에는 정답이 있지 않고 여러 주석가들의 몇 몇 견해들이 있을 뿐입니다.

대한성서공회에서 번역 출판한 [해설 관주 성경전서 독일성서공회판](대한성서공회, 1997)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거기에 보니까 골로새 1장 24절의 이 구절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리스도의 남은 고난은 여기서 그리스도를 위하여 그리스도와 함께 겪는 고난이다. 그리스도의 속죄의 죽음은 보완補完되어야 할 필요가 없다. 그렇지만 교회는 그리스도의 몸으로서 자기의 증언을 충실히 하려 하면 곤궁과 박해와 환난을 견디어내야 한다. 바울이 확신하기로는 자기가 짊어져야 할 그 큰 고난은 교회에게도 유익이 되며 교회 전체가 짊어져야 할 것을 어느 정도 대리적으로 담당한다는 것이다 (고후 1:5-7 4:7-12 엡 3:13 딤후2:10 참조).

여러 주석 중에서 이 주석의 설명이 뜻을 잘 파악하고 있다고 보여서 장로님께 소개합니다.

다른 주석의 설명 하나를 더 소개해 드리고 싶습니다. 다른 견해라기보다는 같은 견해를 달리 진술하고 있기 때문에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이것은 대한성서공회가 번역 출간한 [굿뉴스 스터디바이블 개역개정판] (대한성서공회, 2000)의 해당 구절 해설입니다.

‘바울은 그가 당하는 고난이 교회를 위하여 그리스도의 남은 고난을 채우는데 유익하다’고 고백한다. 골로새 1장 24절의 정확한 의미와 번역에 대하여 논란의 여지가 많이 있다. 바울은 그의 서신들 중에서 어느 곳에서도 그리스도의 고난과 죽음이 사람과 하나님 사이의 화해를 이루는데 부족하다고 말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아마도 그 의미는 이런 것일 것이다. 즉, 마지막 때가 오기 전에 하나님께서 그의 백성이 감당할 고난의 양을 일정하게 정해 두셨는데, 바울이 스스로 고난을 당함으로 다른 기독교인들이 당해야 할 고난의 양을 조금이라도 줄여보겠다는 뜻이다.’

“그리스도의 남은 고난을 그의 몸된 교회를 위하여 내 육체에 채운다”는 바울 사도의 말은, 그리스도가 고난을 당한 것 같이 교회도 고난을 당한다는 뜻이지, 그리스도가 덜 당한 나머지 고난을 교회가 마저 당하여 완전한 고난의 분량을 다 채운다는 뜻은 아닌 것 같습니다. 특히 교회가 바로 그리스도의 몸이라고 할 때, 그리스도의 ‘남은’ 고난은 그리스도께서 미쳐 못 다 채워서 ‘남은’ 고난이나, 못 다 채우고 ‘남긴’ 것이 아니라, 우리가 그 고난에 참여해야 한다는 뜻에서 ‘남은’ 고난이라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뜻을 우리는 고린도후서 1장 5-7절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5 그리스도의 고난이 우리에게 넘치는 것과 같이,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우리의 위로도 또한 넘칩니다.
6 우리가 환난을 당하는 것도 여러분이 위로와 구원을 받게 하려는 것이며, 우리가 위로를 받는 것도 여러분이 위로를 받게 하려는 것입니다. 여러분은 이 위로로, 우리가 당하는 것과 똑같은 고난을 견디어 냅니다.
7 우리가 여러분에게 거는 희망은 든든합니다. 여러분이 고난에 동참하는 것과 같이, 위로에도 동참하고 있음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새번역] 고후 1:5-7)

본문 이해에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성경 본문을 읽고 이해하고 본문과 친숙하게 지내기에는 서울 같은 복잡한 도시보다 시골이 훨씬 좋을 것입니다. 늘 건강하시고 교회를 섬기시면서 하나님이 주시는 복과 위로를 듬뿍 받으시기 바랍니다.

<민영진 목사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