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순, 공동체성서연구

 

 


12/2005

 

 

 

 

 

 

 

 

 

 

 

 

  성서 난해구 해설

 

한국 가톨릭의 "성경" 출판

 

 

 

 

 

 

 

 

 

 

 





민영진 목사

-목사
-시인
-햇순편집위원
-대한성서공회 총무
-세계성서공회 아시아태평양지역이사회 의장
-yjmin@bskorea.or.kr










 


민영진 목사님,

한국가톨릭교회가 그 동안은 신구교가 공동으로 번역한 [공동번역 성서](1977)를 써온 줄 압니다만 최근에 가톨릭교회에서 새로운 독자적 번역 성경을 출판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KBS와 평화방송 뉴스에서는 대한성서공회 총무이신 민영진 목사님께서 그들의 출판기념회에 참석하여 축사를 하셨다는 보도를 하고 있습니다. 서너 가지를 여쭙고 싶습니다. 1) 가톨릭교회가 따로 번역했다는 그 [성경]은 우리 개신교의 [성경]과는 어떻게 다릅니까? 2) 그 [성경]의 번역 특징은 어떠합니까? 잘 된 것은 어떤 것이고 잘못된 것, 만일 있다면, 어떤 것인지요? 3) 앞으로 [공동번역 성서]는 어떻게 됩니까? 4) 성서 번역에 있어서 개신교와 가톨릭의 협력 관계는 앞으로 어떻게 전망이 됩니까?

[공동번역 성서]를 읽고 있는 평신도 드림

평신도님께,

최근의 성경 발간 뉴스를 들으셨군요. 지난 10월 10일 한국천주교중앙본부에서 가톨릭 단독으로 번역한 [성경]의 출판 기념회가 있었습니다. 물론 저도 초청을 받고 가서 축사를 했습니다. 한국가톨릭의 학자들이 17년간의 노력으로 번역해 낸 번역으로서 우선 축하부터 해야 하겠기에 그 초청에 기꺼이 응했습니다. 1977년에 신구교가 공동으로 번역한 [공동번역 성서]는 처음에는 신구교가 공동으로 사용하자고 번역하였지만 우리나라의 신구교의 관계가 그렇게까지는 성숙되지 않은 터여서 그 성서는 출판되면서 가톨릭에서는 공식 예전 성서로 자리 잡았지만, 개신교에서는, 다만 개신교 쪽에서는 성공회만이 가톨릭과 함께 그것을 예전용 성경으로 받아들였고, 일부 교파의 교회만 그것을 예배용으로 받아들였을 뿐 대다수의 개신교는 성경공부의 참고 번역으로 혹은 개인적인 용도로만 받아들였습니다.

1) 귀하께서는 한국가톨릭교회가 따로 번역한 [성경]이 개신교의 것과 어떻게 다른지를 물으셨습니다만, 이미 귀하께서는 [공동번역 성서](1977/1999)를 읽고 계시니까 잘 아실 줄 압니다. 가톨릭의 성서에는 개신교의 [구약전서]와 [신약전서] 외에 [외경], 혹은 [제2정경]이라고 부르는 책이 더 있습니다. 그래서 [공동번역 성서] 중에서도 가톨릭에서 사용되는 것은 [공동번역 성서(가톨릭용)] 이라고 표시를 하였고 거기에는 [토비트] [유딧] [마카베오상] [마카베오하] [지혜서] [집회서] 다니엘서 추가부분 등이 더 있습니다.

2) 귀하께서는 그 [성경]의 번역 특징이 어떠한 지, 잘 된 것은 무엇이고 잘못 된 것은 무엇인지를 물으셨는데요, [공동번역 성서]가 내용동등성번역 중에서도 의역의 정도가 강한 편인데 가톨릭의 [성경]의 경우는 의역의 정도가 조금 약한 특징을 보입니다. 예를 들면, 격언이나 속담의 경우 [공동번역] 우리의 격언이나 속담을 대치한 것이 이번 [성경]에서는 그런 대치를 삼간 것이 보입니다. 한 가지 특기할 것은 하나님의 이름을 ‘야훼’로 부르던 것을 피하고 교회의 오랜 전통을 따라 ‘주님’으로 부른다는 것입니다. ‘하나님’과 ‘하느님’ 중에서는 여전히 [공동번역]의 전통을 따라 ‘하느님’으로 표기하고 있습니다.

대체적으로 볼 때 [공동번역 성서]의 단점을 많이 고친 흔적이 나타납니다. 그렇지만 때로는 우리말 표현이 [공동번역]의 경우보다 못한 것도 더러 보입니다. 예를 들면, “네가 아무리 땅을 갈아도 이 땅은 더 이상 소출을 내지 않을 것이다.”([공역] 창세 3:12)에서 ‘소출’을 ‘수확’이라고 고친 것은 점 어색해 보입니다. 소출은 식물/땅이 열매를 내는 쪽에 관점이 있는 낱말이고, ‘수확’은 거두어들이는 쪽에 관점이 있는 낱말입니다. 따라서 땅은 ‘수확을 내기’보다는 ‘소출을 낸다’고 보아야 자연스럽습니다. “아담의 계보는 이러하다”([공역] 창세 5:1)라고 할 때 계보系譜는 잘 사용된 낱말이고, [성경]의 ‘족보族譜’는 좀 어색한 말입니다. 창세기 5장의 명단은 한 가문의 직계와 방계의 혈통 관계를 기록한 족보가 아니라 조상 때부터 내려오는 장남 중심의 계보에 더 가깝습니다. 차라리 [공동번역]의 ‘계보’를 그대로 사용했더라면 더 좋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또 하나 더 지적을 하자면, ‘하느님’과 관련된 겸손법 ‘저의’의 사용 문제이다. “나의 왕, 나의 하나님이여!”([공역] 시편 5:2) 라고 할 때, [성경]은 “저의 임금님, 저의 하느님”이라는 표현을 쓰고 있는데, 요즘 ‘우리 나라’를 말할 때 ‘저희 나라’라고 하는 표현을 쓰지 말자고 하는 것은 어쩌면 저 한 개인의 소견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만, 하느님을 향해 ‘저의 하느님’ 라고 하는 것은 아무래도 거북해 보입니다.

3) 귀하께서는 또 앞으로 [공동번역 성서]는 어떻게 되느냐고 물으셨는데, 현재로서는 개신교 중에서 성공회가 [공동번역]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고 있습니다. 단 한 교회가 사용하더라도 대한성서공회는 그 번역 성서를 계속하여 출판하는 것이 오랜 전통입니다.

4) 성서 번역에 있어서 개신교와 가톨릭의 협력 관계는 앞으로 어떻게 전망이 되느냐 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한 질문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세계성서공회연합회는 개신교를 포함하여 가톨릭과 그리스/러시아 정교회 등과도 함께 협력하여 성서를 번역하고 있습니다. 다만 나라에 따라 그 협력의 정도가 다를 뿐입니다. 개신교, 가톨릭, 정교회는 번역 문제 외에 경전의 내용에 부분적으로 차이가 있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그래서 번역을 함께 하더라도 편집은 독자적으로 한다던가, 원문 성경의 편집은 함께 한다던가 하는 협략관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민영진 목사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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