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번 부인 안녕하셨습니까? 아주 흥미 있는 질문을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우선 대한성서공회에서 2000년에 출판된 현대라오어번역 성경전서는 대한성서공회에서 출판한 것일 뿐 번역은 라오스어 번역자가 한 것입니다. 우선 당신들의 현대 라오어 성경 번역이 이 부분 번역에 있어서 아주 훌륭하게 잘 번역된 것을 축하합니다.

라오어 역 뿐만 아니라 우리 한국어 성경도 보면 전통적인 번역들은 이삭이 23절에서 야곱을 ‘축복했다’고 번역하고 있고, [공동번역]과 [표준새번역] 성서만이 ‘이삭이 야곱에게 복을 빌어주기로 했다’고 번역하여 야곱이 이삭에게 처음으로 접근하는 단계에서는 이삭이 아들에게 복을 빌어줄 생각만 했을 뿐 아직 실제로 복을 베풀어 주지는 않은 것으로 번역하였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히브리어가 어떠니, 문법이 어떠니 따질 필요가 없습니다. 내용을 보세요. 23절에서는 아직 이삭이 야곱에게 복을 베풀어주지 않습니다. 그래서 24절에서 이삭은 한 번 더 상대를 확인하지요. ‘네가 정말 에서냐’고. 그러니까 야곱이 거짓말로 ‘그렇다’고 말하지요? 이삭이 야곱에게 언제 복을 베풀어 줍니까? 실제로 복을 베푸는 장면은 26절 이하에 나옵니다.

다시 25절로 소급해 올라가 보지요. 야곱이 거짓으로 에서라고 말하자 이삭이 고기를 좀 가져오라고 그러지요? ‘고기를 먹은 다음에 복을 베풀어 주겠다’고 하지요? 거 보세요 23절은 아직 이삭이 야곱에게 복을 베풀기 전이지요. 야곱이 고기와 포도주를 이삭에게 가져오니까(25절) 이삭이 야곱에게 가까이 오라고 말하고 입을 맞추라고 말하지요(26절). 야곱이 이삭이 하라는 대로 가까이 가서 볼에 입을 맞추니까 이삭이 그의 옷 냄새를 맡고, 복을 베풀지요(27절).

그러니까 창세기 27장 23절 번역에 있어서는 현대라오어역 성경의 번역이 옳습니다. 그러면 다른 여러 전통적인 번역, 곧 23절에서 이미 ‘이삭이 야곱을 축복하였다’고 한 번역은 틀린 번역일까요? 아닙니다! 이미 이야기의 결과까지 잘 알고 있는 경우에는 결과적인 이야기를 앞에서 미리 할 수도 있는 것입니다.

민영진 목사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