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하나님께서 오난이라고 하는 남자를 죽게 하신 것은 그가 피임을 한 방법을 문제 삼으셨기 때문이 아니라 피임의 동기를 문제 삼으셨기 때문입니다. 옛 이스라엘에서 남편을 여읜 여인이 시형제(媤兄弟)와 결혼을 하는 수혼법(嫂婚法 levirate law)에 따라 오난은 아들이 없이 죽은 형을 위해 홀로 남은 형수와 성관계를 하여 형의 이름을 이을 아들을 낳을 의무가 있는데 그 의무를 피한 것이 죄가 된 것입니다.

2) 오난이 복상사로 죽은 것이 아닌가 상상하셨는데, 창세기 38장 오난과 다말의 성관계 묘사 본문에서는 복상사를 상상할 근거는 희박합니다. 설마 저에게 질외사정 피임이 죄냐 아니냐를 물으시는 것은 아니겠지요? 이미 말씀드린 것처럼 하나님께서는 오난이 죽은 형에 대한 형제의 의무를 규정한 법을 어긴 것을 물으신 것입니다.

3) 시형제와 결혼하는 수혼법은 남자 형제들 사이에서 누구라도 가문의 뒤를 이을 아들을 남기지 못하고 고인이 되었을 경우 살아 있는 형제가 고인이 된 형의 이름을 잇기 위해 고인의 아내와 관계하여 아들을 낳도록 하는 옛 이스라엘의 가족법이었습니다. 이 법은 특정 지역에서 특정 민족에게 한시적으로 한정된 법이었을 뿐, 보편적인 법은 아닙니다. 그러니까 혹시라도 귀하께는 제수나 형수에 대하여 그들이 홀로 되었을 때를 상상하고 다른 생각을 품지는 마십시오.

4) 자위(自慰)를 죄로 본 때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18세기 영국에서는 자위를 자신을 오염시키는(self-pollution) 범죄로 다스린 적이 있었다고 합니다. 한 때는 편집광(偏執狂)이나 미치광이 현상으로 혹은 그런 병에 걸리는 예비적 단계로 위험시 한 적도 있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요즘 성의학에서는 이런 자위행위를 전혀 달리 설명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 방면에 관해서는 별도로 성의학 전문가에게 상담을 받아보시기를 바랍니다.

5) 저는 이미 기혼자이신 귀하께서 그동안 얼마나 섹스를 하셨는지 그 빈도수를 알 까닭이 없지만 혹시 매번 섹스를 할 때마다, 자손 번식이 아닌 단순한 섹스를 할 때마다, 그것이 죄가 되는지 안 되는지 걱정을 하셨다면 퍽 불행한 성생활을 하신 것 같습니다. 짐승들 중에서도 많은 종들이 새끼 번식 없는 짝짓기(coupl- ing)를 한다고 합니다. 특히 80%-98%의 바다사자(sea lion)는 새끼 번식 없는 짝짓기를 한다고 합니다. 그 동물들의 성생활을 연구해 보시면 시사를 받는 바가 약간은 있을 것 같습니다.

민영진 목사 드림